‘책마을’은 한국경제신문 기자들이 읽을 만한 신간을 골라 매주 토요일자 지면에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지난주에는 8권을 골랐습니다. 이 책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모았습니다. 링크를 누르면 자세한 서평을 읽을 수 있습니다. 링크는 아르떼에서만 작동합니다.
<2차대전 해전사>
전쟁 역사학자인 크레이그 L. 시먼즈 미국 해군사관학교 명예교수가 쓴 책입니다. 1939년 10월 독일 잠수함이 스코틀랜드 북부 해안의 스캐퍼플로에서 영국 전함을 격침한 사건부터 1945년 9월 도쿄만에 정박한 USS 미주리호에서 일본이 공식적으로 항복하는 사건까지를 다룹니다. 책은 상세하면서도 간결합니다.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사건들을 서술하지만, 편집이 잘 된 영화처럼 지엽적인 부분까지는 다루지 않습니다. 덕분에 1000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인데도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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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찰리의 연감>
찰리 멍거 전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1924~2023)의 강연 중 유명한 11개 강연을 엮었습니다. 그밖에 청중과 질의응답, 소년 시절부터 엄청난 재정적 성공을 거두기까지의 생애, 투자 원칙과 동업자 워런 버핏의 회고 등이 담겼습니다. 제목은 멍거가 생전에 존경한 벤자민 프랭클린의 <가난한 리처드의 연감>에서 영감을 받아 지었습니다. 멍거 특유의 유머와 재치, 통찰이 잘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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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와 재>
<연기와 재>는 메디치상을 받고 맨부커상 최종후보 등에 오른 인도 출신의 세계적 소설가 아미타브 고시가 아편전쟁에 관한 고문서를 연구해서 쓴 역사 에세이입니다. 고시가 <양귀비의 바다>, <연기의 강>, <쇄도하는 불> 등 아편전쟁 직전을 다룬 역사 소설 3부작을 쓰면서 조사한 자료가 이 책을 쓴 배경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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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모르는 진짜 농업 경제 이야기>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주역으로 수출 산업이 꼽힙니다. 하지만 그 전에 농업이 있었습니다. 농업 혁신은 안정적인 식량 공급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풍부한 노동력이 제조업으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주량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이 쓴 이 책은 “우리나라 제조업 발전은 농업의 성장이 선행되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합니다. ‘농업은 이제 중요하지 않다’는 오해를 깨부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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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결함>
예소연의 첫 소설집 <사랑과 결함>은 출간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책입니다. '우리 철봉 하자'는 도치된 제목 <철봉하자 우리>로 알려진 목충헌 감독의 영화 원작으로도 일찌감치 유명해진 소설이기도 하고, 작가가 황금드래곤문학상과 이효석문학상, 문지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여러 차례 호명되어 이미 인지도를 차곡차곡 쌓아왔기 때문이다. 이번 책에서는 총 열 편의 단편소설을 통해 우리 시대의 사랑, 이전 세대와의 사랑, 그리고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사랑을 다양하게 엮어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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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
기린은 목 길이가 대략 2m이므로 피를 머리까지 공급하고 높은 혈압을 유지하려면 매우 큰 심장이 필요하리라 추정해 왔습니다. 하지만 기린의 심장은 그리 크지 않고 심혈관 건강에 아무 부담을 주지 않고 높은 혈압을 유지합니다. 거대한 코끼리의 세포는 웬만해서는 변이되지 않으므로 암에 걸릴 확률이 인간과 비교하면 매우 낮습니다.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에서는 동물들에게서 배워야 할 다양한 생존방식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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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지구에 관한 9가지 질문>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 이런 행동이 환경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일회용 지구에 관한 9가지 질문>은 그런 의문에 답합니다. 텀블러와 에코백은 도움이 됩니다. 다만 텀블러는 최소 200번, 에코백은 1200번 사용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제조 과정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더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플라스틱을 덜 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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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경제학>
지난 10월 중순 영국에서 출간돼 화제인 <아프리카 경제학(Africonomics)>은 서구 세계가, 더욱 구체적으로는 ‘서구 중심 경제학’이 아프리카의 발전 가능성을 가로막는 주범이라고 지적합니다. 서구 세계가 제국주의 또는 식민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아프리카 경제에 접근해야만 한다고 제안합니다. 저자는 아프리카에 대한 이해 없이 일방적으로 이식시키려 했던 서구 경제 체제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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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