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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타임 6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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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타임 692 통영국제음악제 - 보훔 심포니 오케스트라 <말러9번>
지휘 스티븐 슬론 I 보훔 심포니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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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화질 무료 / 고화질 유료)
첫방송 2018-05-08 I 길이 1시간 23분 I 음향 STEREO
수록곡
1. 교향곡 제9번 - 1악장
- 작곡: 구스타프 말러 지휘 : 스티븐 슬론 연주 : 보훔 심포니 오케스트라
2. 교향곡 제9번 - 2악장
- 작곡: 구스타프 말러 지휘 : 스티븐 슬론 연주 : 보훔 심포니 오케스트라
3. 교향곡 제9번 - 3악장
- 작곡: 구스타프 말러 지휘 : 스티븐 슬론 연주 : 보훔 심포니 오케스트라
4. 교향곡 제9번 - 4악장
- 작곡: 구스타프 말러 지휘 : 스티븐 슬론 연주 : 보훔 심포니 오케스트라

구스타프 말러 : 교향곡 9번
작곡가가 생의 마지막에 달할 때에는 투명한 슬픔으로 이별을 고하는 음악을 남기곤 한다.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이라든지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D.960이 그런 종류의 음악이며 말러의 교향곡 9번 또한 그와 비슷한 맥락을 지닌 대작이다.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약음으로 소멸하는 마지막 부분에서, 먼지처럼 흩날리는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말러가 교향곡 9번을 작곡할 당시는 1909년 여름에서 1910년 사이로, 남은 삶이 고작 1년여밖에 되지 않은 때이다. 빈 궁정 오페라극장에서의 빛나는 '황금시대'를 뒤로 한 채 미국에서 뉴욕 필하모닉과 함께 열정을 불사르던 시기이기도 하다. 쇤베르크가 "교향곡에 있어 아홉이란 숫자는 일종의 한계다"라고 말한 것처럼 이 곡은 말러의 완성된 마지막 교향곡이 되었다. 그는 이 곡을 스스로 초연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했고 애제자 브루노 발터가 초연을 맡게 되었다.

제1악장은 불규칙하게 뛰는 심장박동을 연상시키는 악구로 시작한다. 이른바 '심장병 모티프'라 불리는 것이다. 제2바이올린이 F#-E로 한숨을 쉬듯이 연주하는 제1주제는 말러의 전작 '대지의 노래' 마지막 곡 '송별'과 유사한 정서를 표방한다. 25마디에 걸쳐 순수한 D장조의 '흰건반 음악'이 이어지는데 C장조로 옮기면 피아노의 흰 건반만 건드리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음악은 나이브하게 들리지 않으며 결코 쉽게 파악되는 성질이 아니다. 모티프의 해체적인 나열처럼 들리는 멜로디와 통상의 규칙을 벗어나는 대위구 때문에 난해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1944년 초연된 코플랜드 '애팔래치아의 봄'에서 느낄 수 있는 '심플한 모더니즘'의 효시라 할 수 있다. 곡은 수회에 걸쳐 팽창하고 폭발하다 해체되는 수순을 밟는다. J. 슈트라우스 2세 스타일의 달콤한 살롱 음악으로 잠시 행복한 단잠에 빠지는 부분도 있지만 결국에는 도입부의 '심장병 모티프'가 트롬본에 실리며 파국을 맞는다. '파국과 소멸'이라는 말러 음악의 전형적인 형식이 목적을 달성한 뒤에는 영원이라는 '블랙홀'에 빨려 드는 듯 종결한다.

제2악장은 오스트리아 민속무곡인 렌틀러와 발작적인 왈츠를 혼합한 무곡악장이다. 피아노 교본의 조성에 빈번하게 쓰여 유치한 조성인 C장조를 채택하고 있는데 게다가 음계연습에 어울릴법한 '도레미파솔'이라는 쉬운 계이름으로 시작하여 충격을 던진다. 제1악장과 마찬가지로 '흰건반 음악'으로 시작하지만 제2악장은 특유의 키치적인 분위기가 과격한 조롱과 농담을 건네는 느낌이다. 이 곡은 제1악장과 마찬가지로 제2바이올린에 있어 일종의 '반란'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무려 48마디 동안 제1바이올린이 전혀 등장하지 않고 제2바이올린이 곡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농민스러운 투박하고 꽉찬 사운드로 시작하나 곡이 진행되면서 점점 좀비가 되어가는 것처럼 음향이 앙상하게 해체되어 간다.

제3악장은 공격적인 풍자정신을 고도의 음악기법과 결합시킨 유니크한 곡이다. 한때 '아폴론의 사도들에게'라는 부제를 붙이기도 했던 만큼 고도의 다성음악 기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말러가 그간 자신을 공격했던 뭇 비평가들에게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고 싶었던 것일까? 교향곡 5번 제3악장의 스케르초를 능가하는 아카데믹한 교향적 스케르초의 '신격화'라 할만하다. 작곡가 특유의 몽환적인 에피소드가 삽입되지만 끔찍한 비명과 함께 다시금 악몽 같은 현실의 나락으로 향한다. 이제까지의 소재들이 모두 오케스트라의 명인기로 더욱 화려하게 다뤄지고, 급속한 가속 속에 거대한 히스테리를 분출하는 요란법석한 종결부를 갖는다.

말러는 마지막 악장을 위해 아다지오의 템포를 택했다. 조성 또한 1악장의 D장조보다 반음 낮은 Db로 설정했다. 개시악장과 종악장의 조성이 전혀 다른 'Progressive tonality(발전적 조성)'라고 불리는 기법에 해당한다. 어둡게 그을린 음향을 들려주는 Db장조는 말러 교향곡 2번 '부활' 제4악장 '근원의 빛'의 조성과 동일한데 교향곡 9번 제4악장 또한 찬송가 스타일의 엄숙한 가락을 주제로 택하고 있다. 신빈악파 작곡가 베베른의 해체적인 오케스트레이션과 베르크의 전위적 기법을 예시했던 제1악장의 모더니즘을 지양하고, 어느덧 독일-오스트리아 음악의 편안한 요람으로 회귀한 듯한 느낌을 준다. 첼로 독주에 인도되는 코다 부분은 극단적인 약음과정체된 흐름을 사용하여 촛불이 꺼져가듯 생명이 다해가는 느낌을 준다. 음악 감상의 차원을 뛰어넘는 일종의 '깨달음'이자 '체험'을 제공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죽음이 가까이 다가올 수록 삶에 대한 애착은 더욱 커져만 가는 법이다.

말러 교향곡 9번처럼 조용히 종결하는 곡에서는 다른 관객의 여운을 해치지 않도록 '안다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 공연계의 상식처럼 정착되고 있다. 모든 음이 끝나고 잔향의 여운 속에서 잠깐 숨을 고른 뒤, 지히ㅜ자가 손을 내려 박수 받을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서 갈채를 보내기 시작하는 것이 여러모로 자연스럽다.

글: 김문경(음악칼럼니스트) 

방송안내
프로그램명 : 클래식타임
회차 : 692 회
첫방송: 2018-05-08
길이(hh:mm:ss) : 1시간 23분